몇년전, 영국에서 온 지인과 함께 K리그 경기를 보러 갔습니다. 그 친구가 무심코 "어, 여기 경기장이 왜 이렇게 작지?"라고 말하더군요. 저는 당연히 모든 경기장이 똑같은 사이즈인 줄 알았습니다. 그런데 규정을 찾아보니 길이 100~110m, 폭 64~75m라는 넓은 범위만 제시해둘뿐, 빡빡하게 정해져있지 않았습니다. '아니, 스포츠는 이런곳에도 공정해야하는거아냐?' 무조건 완벽하게 표준화되어 있을 거라 믿었던 제 상식이 보기 좋게 깨진 순간이었습니다. 축구, 룰의 여백을 전술로 채우는 법경기장의 규격은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홈팀이 상대에게 던지는 첫 번째 심리적, 물리적 압박 카드입니다.축구에서 규격의 유연성은 단순한 오류가 아닙니다. 홈팀은 자신들의 전술 성향에 맞춰 경기장 폭을 좁히거나 길이를 늘..